ASML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엔비디아, 반도체 섹터의 영향

10월 15일 엔비디아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하루 만에 4.69%가 빠지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던 흐름이 갑작스럽게 꺾이게 된 것입니다. 이 하락은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반도체 섹터가 함께 부진한 날이었습니다. AMD, 인텔 등 주요 기업들 또한 주가가 하락했으며 반도체 지수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반도체 섹터의 하락 배경에는 ASML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ASML은 매출 74억 6700만 유로와 순이익 20억 7700만 유로를 기록했지만 시장에 불안감을 준 것은 실적 자체보다 가이던스가 문제였습니다. 

 

ASML은 3분기 순 예약(부킹)이 26억 3300만 유로로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부킹이라는 것은 계약은 체결됐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하는데 이는 앞으로의 실적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ASML은 2024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AI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만 다른 부문들의 회복은 더디며, 고객들이 장비 구매에 신중해지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2024년 매출 전망은 280억 유로로 지난해와 비숫한 수준입니다. 다만 ASML은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의 300억 유로에서 350억 유로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359억 유로) 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ASML의 가이던스 하향이 엔비디아에 미친 영향이 무엇일까? 여기에 중요한 점은 ASML이 공급하는 EUV 노광 장비입니다. 이 장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이며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도구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ASML의 실적이 부진하면 반도체 수요에도 타격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만을 담당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직접 생산을 하지 않습니다. TSMC가 엔비디아의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TSMC는 ASML의 장비를 이용해 제조 공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TSMC의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3 나노 공정도 대만과 애리조나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ASML의 실적 부진이 엔비디아의 즉각적인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CEO와의 만남 이후 오히려 AI 프로세스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블랙웰 칩의 출시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이미 12개월치 주문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의 중동 수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엔비디아에 미칠 영향이 거론되었지만 중동은 엔비디아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미국, 대만, 싱가포르 등 주요 시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규제가 실적에 큰 타격을 중 가능성을 낮습니다.

 

결론적으로 ASML의 실적 부진이 엔비디아의 성장을 크게 저해할 요인은 아니며 TSMC의 생산 공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의 엔비디아의 성장 잠재력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출처/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p-dJXGoKrPU